2018GIAF특별기획전시

예술의 시대, 시대의 예술

시각예술에 한정하지 않았습니다. 그 어떤 예술 실천에도 열려있는 다양한 프로젝트, 직/간접적 체험이 가능한 전시 구성을 통해 예술이 일상, 나아가 지금 우리의 삶 속에 무엇을,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재미있게 보여드립니다:)

전시참여작가/팀

<자서전프로젝트 달팽이>는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자서전으로 만들어주는 작업이다. 성공한 사람들만 자서전을 쓸 수 있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삶도 저마다 특별한 이야기라는 점에 주목했다. 달팽이가 지나간 자리에 점액으로 된 흔적이 남듯이 사람도 매 순간 흔적을 남기며 살아간다. 우리는 그 자취를 담은 책을 만들고 있다. 

달팽이의 자서전은 일반적인 책과는 조금 다르다. 출판에 목적을 두지 않고 자서전의 주인공과 그의 지인들이 소장하기 위한 책이다. 우리는 주인공과의 인터뷰 녹취록을 기반으로 글을 쓰고, 그의 일상적인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하고, 이야기와 어울리는 일러스트를 그려 책을 디자인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책과 더불어, 주인공이 입던 옷을 잘라 표지로 제본하여 특별판 자서전을 추가로 제작한다. 세월의 흔적과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책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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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호

조금이라도 남들과 다르게 표현하고 싶어 하는 사람. 해가 떠 있을 땐 글감을 모으고 해가 지면 글을 쓴다. 길거리가 가장 좋다며 대부분 시간을 거리에서 보낸다. 몇 권의 책을 쓰고 몇 개의 공간을 기획하고 자신만의 그릇을 몇 개 빚어냈다. 어떻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냐는 질문에 인생의 절반을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답하는 사람. 많은 사람이 예술을 멀리 떨어진 무인도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문학을 읽고 쓰는 행복을 방 한구석에 밀어 넣는다. 예술은 눈 앞에 있으며 문학은 우리 마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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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금앵

공간을 그리는 작가 서금앵입니다

저는 공간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화면에 놓여진 사물과 그것을 담는 공간이 제 그림의 주제입니다.

일상공간의 부분을 소재로 취하여 이야기 하듯 서술함이 특징입니다.

실제 공간 속에서 물체는 선택되어지고 놓여 지지만 존재의 흔적으로서 그 의미를 가집니다.

공간이 인간의 흔적을 담는다 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면 그 흔적을 남긴 존재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 됩니다.

제 공간에는 존재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머물렀던 그 곳이 그의 모든 자취이므로 그 존재를 느낄 수 있습니다.

누군가 와서 그림을 보고 집을 읽는다 방을 읽는다 라고 말함에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의 조그만 방을 보여주는 것이 그를 보여주는 것이고 그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혼자만이 아는 지난 날의 추억들과 공간 속 쉼 속에서 존재가 묻어나게 하고 싶었습니다.

저에게는 일종의 이미지를 끄는 힘이 집 주위에 있습니다.

우리들이 몸 담은 적이 있었던 모든 집들의 추억들을 통해

우리들이 거기서 살아보기를 열망했던 모든 집들 너머로

그 집들의 이미지들이 참 매력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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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리내

내 아버지와 어머니는 평생 바느질로 옷을 만드는 분이었다.

그래서 내 어린 시절은 언제나 ‘바늘’과 ‘실’이 소꿉친구였고, 커서 작업을 하게 된 지금 난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본다.

나는 종종 엄마의 바느질을 흉내 내며 꿰매거나 잘라 진 조각을 인형에 대어보곤 했는데 내가 만든 자투리 천을 걸친 인형에게 말장난을 치며 마치 인형의 ‘운명을 짜는 듯해’ 으슥한 기분이 들곤 했다. 마치 신화 속 주인공과 같이 말이다. 그리스 신화 모이라이(Moirai)의 운명의 세 여신 중 맏이인 클로토는 “내가 너의 운명을 짜리라” 라는 말과 함께 인간의 운명을 짜기 시작한다. 운명을 짠다는 것은 인생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예술은 지극히 평범하고 엉뚱한 곳에서부터 출발한다고 나는 믿는다. 과거에 내가 자투리 천으로 인형의 옷을 만들었듯이 부모님이 옷을 만들고 그 옷을 누군가가 입는다는 것은 나에게 클로토가 말하는 운명을 짜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관계를 내포하고 있는 ‘실’은 인간의 삶 깊숙이 자리하며 나와 가족, 그리고 세상을 이어준 끈인 동시에 그것은 삶의 궤적으로서 발현된다.

 

그러한 끈으로 얽혀있는 세상은 인연에 의해 생성되고 소멸된다. 마치 수양과도 같은 ‘실’을 엮어가는 행위는 나에게 세상을 엮어가는 것과 같은 삶의 에너지를 선사하며, 그 행위의 시간은 자연의 시간과 무한한 순환성을 나타내고, 내 존재를 확인하는 것과 같다. 이를 바탕으로 과거와 현재, 미래뿐만 아니라 작은 것에서 큰 것, 우주적인 것에까지 연결의 고리를 이어 단절되어가는 현대인들에게 또 다른 희망의 에너지를 나는 나의 바느질로 선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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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컴퍼니

미술, 연기, 텍스트 기반의 창작자들로 구성된 요지컴퍼니는, 연극을 중심으로 장소 특정적 전시의 경계를 오가는 작업을 추구하며 꾸밈없이 질문을 던지는 공동창작집단이다. 즐겁게 작업할 수 있는 작품을 추구하며 이를 통해 모든 사람이  재미있는 삶을 살도록 자극시키고자 모였다.

<오월오월오월>은 2017년, 요지컴퍼니의 구성원 박세인, 최민경, 김연재가 “혐오”라는 화두를 각각 사진, 오브제, 퍼포먼스 형태로 풀어내어 공동 전시한 <혐오동선:Moving line of Hateful>을 발전시킨 프로젝트다. 3명의 작가는 각자의 소제목을 가지고 작년 한국사회의 표피를 뚫고 튀어나온 자극, 노골, 집단적 주체로 발전해간 혐오의 현상과 달리 점점 섬세, 복잡, 내밀해지는 혐오에 대한 개인의 기억들을 포착한다. 그러므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혐오스런 감정‧대상‧순간에서 도망치고 있거나, 자기혐오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익숙한 개인의 이야기가 가정의 달 5월, 더욱 외면되지 않길 바라면서 <오월오월오월>을 통해 그 논의의 시공간에 관객을 참여시키려 한다.

 

박세인의 <나는 니가 싫어, 근데 나는 더 싫어>는 혐오가 존재했던 개인의 기억 속 풍경을 담은 연작 사진과 함께, 공간 구성을 통해 자기 혐오에 이르기까지 작가 내면의 과정을  드러낸다. 최민경의 <GOOD NIGHT, ALL>은 모빌(Mobile)의 조형적 기본 요소인 ‘균형’을 가지고 평소 ‘혐오하지 않도록 애써왔던 시간, 기억, 감정’을 시각화하며 혐오를 비정상적으로 조율하는 마음 속 시스템을 관찰하는 시간을 의도한다. 그리고 이 두 작품을 연결하고 적극적인 소재로 활용할 김연재의 짤막극 <미각충동>은 열린 형태로 진행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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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배

이보배의 [외딴집 프로젝트]는 이사로 인해 만나게 된 낯선 이웃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가는 일상을 사진으로 접근하여 커뮤니티 아트로 풀어나가는 작업이다. [외딴집 프로젝트]는 '그 벤치', '그 이웃', '그 동네' 3단계로 1년의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작가가 거주하는 서울시 성동구 송정동 건영아파트 내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을 이번 전시에서 재구성하여 작가가 일상 속에서 예술로 이웃들에게 다가가는 과정과 그로 인해 일어난 다양한 소통 결과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보배는 사진을 공부하고 일상과 가족을 주제로 작업을 하고 있다. <윤미네 집>의 전몽각을 롤 모델로 삼고 있으며, 소소한 일상적 이야기에서 개인 삶을 탐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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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디자인예술프로젝트/R3028

도시도감: 都市圖鑑 도시취향

 

예술가이자 교육학자인 아이스너(Elliot W. Eisner)는 그의 저서 『예술교육론』에서 “시스티나 성당의 벽화를 보고 무감 할 수도, 길거리에 떨어진 조약돌을 보고 예술적 조형성을 느낄 수도 있다.”고 이야기 한다. 이는 보는 시선을 통해 어떤 가치를 부여 하느냐에 따라 같은 공간도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구도심 공동화 현상과 청년 실업 등 사회문제를 제도적으로 개선 하고자 서울시 중구청은 2015년부터 청년예술가들에게 작업공간을 제공하는 ‘을지로 디자인 예술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낡아가고 외면 받아왔던 ‘도시공간都市空間’은 작가들의 시선을 통해 지속적으로 재해석 된다.

 

예술가들의 시선은 무취의 공간에 취향(趣向)을 피어나게 하는 마중물이 되어 봄날의 어느 라일락처럼 은근히 퍼져나간 취향(取香)은 도시인들의 감각을 깨우고 공간의 가치를 공유시킨다. 예술가들을 통해 발현된 가치가 도시인의 삶 속 ‘신화(神話)’의 일부가 되길 바란다.

 

취향(趣向) : 칸트(Immanuel Kant)의 『판단력 비판』(1790)은 '취향이란 미(美)를 판정하는 능력이다’